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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혁신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

일터혁신의 구체적인 개념과 정의, 그리고 그 작동원리에 대해 다시 한번 짚어보고, 이론과 현장 간의 괴리, 그간의 일터혁신 사업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에 대해 점검해보고자 한다.

한국에서 ‘일터혁신’이라는 개념은 흔하게 쓰이는 것에 비해 명확하게 통일된 정의는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일터혁신’은 다양한 의미를 포괄할 수 있는 이른바 ‘상위개념(umbrella term)’으로, 그 의미는 연구자에 따라 상당히 다른 관점에서 적용된다.

예를 들면, 일터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혁신, 즉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작업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혁신(배규식, 2008)”을 가리키는 가장 광의의 정의에서부터 사람, 일, 그리고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작업조직과 이를 유지하는 인적자원관리 및 개발 체계를 조직 내 구성원들의 지식과 노하우를 활용하여 변화시키는 것”(박경원·장홍근·강혜정, 2020)으로 보는 프로세스적인 접근으로 보는 관점이 있다.

또 근로자의 참여와 작업조직의 변화를 핵심요소로 간주하고 “작업조직의 변화, 작업조직의 직무구성과 직무수행활동 통합”(조성재, 2010)을 일터혁신으로 간주하는, 보다 협의의 관점도 있다.

한편 이영호(2009)는 기업의 환경 대응과 시스템적 관점을 강조하면서 특히 사회적 혁신에 주목하여 일터혁신을 “기업이 외부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작업장 수준에서 일하는 방식 및 사람관리방식이라는 사회시스템 변화와 관련한 혁신활동”으로 광범위하게 정의하기도 하였다.

 

 

유럽의 일터혁신 정의

일터혁신이 오랜 기간에 걸쳐 국가 주도로 정책에 반영되어 적극 확산되어 온 유럽의 경우에도 일터혁신에 대해 통일된 정의가 있지는 않다(Eeckelaret, Dhondt, Oeji, Pot, Nicolescu, & Webster, 2012; Prus, Nacamuilli, & Lazazzara, 2017).

유럽에서 일터혁신은 성과의 향상, 그리고 다른 형태의 혁신을 지원하는 작업 및 조직 관행, 인적자원관리 관행 등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말한다(Alasoini, 2009).

유럽에서도 일터혁신의 논의에서 대체로 기술혁신은 제외되지만, 작업조직, 인적자원 관리정책, 노사관계 등 조직 내부의 이슈들 뿐 아니라 그리고 마케팅 전략, 공급기업, 연구기관 등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 등을 포괄하는 보다 광범위한 의미의 사회적 혁신이 포함된다(Pot, Rus, & Oeji, 2017).

또한 유럽에서 일터혁신은 환경과 장기적 성장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는 점에서 보다 동적(dynamic)이고, 일(work)이 실현되는 맥락을 구성하는 사회, 조직, 기타 설계요소가 구성하는 네트워크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보다 다면적(multi- faceted)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Prus, Nacamuilli, & Lazazzara, 2017).

이러한 사회적 혁신을 이루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는 근로자의 참여와 인재의 활용성 증대이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근로의 질과 조직의 성과를 동시에 향상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접근법으로서 고성과작업조직, 고몰입인사관리, 혁신적 일터, 혁신적 작업조직, 조직개발, 지식자본, 관계의 조율, 근로자가 주도하는 혁신 등의 관행이 포함된다(Pot, Rus, & Oeji, 2017).

 

 

일터혁신의 목표

이처럼 한국이나 유럽에서 ‘일터혁신’이라는 이름 하에 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진행했음에도 명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터혁신의 이론과 실천적 측면에 있어 대다수의 학자, 정책집행자, 그리고 현장의 컨설턴트나 기업들에서 전반적으로 공유하는 개념적 틀은 존재한다.

그것은 혁신이 단순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도출이라는 일시적이고 미시적인 개념보다는 조직의 새로운 해법으로서, 근로자, 작업집단, 조직 그리고 사회에까지 혜택을 줄 수 있는 지속적 발전, 지속적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조직을 재구성하고 관행들을 만들어 나가는 프로세스로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터혁신은 노사 간의 합의와 근로자의 참여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기술과 조직의 혁신 프로세스로서, 최종적으로 생산성 향상과 근로생활의 질을 동시에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이장원·강혜정·전이영, 2020).

 

 

일터혁신의 사례

한국에서 일터혁신 사업은 2000년 초반 유한킴벌리의 교대근무제 개편을 모델로 하여 “뉴패러다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한국노동연구원 부설 뉴패러다임센터를 통해 처음 시작되었다.

“뉴패러다임”에서는 기존에 장시간 근로와 낮은 인건비를 중심으로 한 한국 노동이 가져오는 저효율과 만성피로, 낮은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고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교대제 개편과 평생학습체계 구축을 중심으로 근로자의 과로를 해소하고 동시에 지식근로자를 육성함으로써 기업과 근로자의 경쟁력을 향상하고 생산성을 제고하며 근로생활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근본적인 목표로 하였다.

이와 같이 교대제 개편과 평생학습체계 구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뉴패러다임은 이른바 고성과 작업시스템(HPWS: High Performance Work System)의 개념을 반영하여 고몰입 인사관리, 협력적 노사관계, 참여적 작업조직, 교육훈련의 강화 등을 포함하는 전반적인 인사시스템 개선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점차 확장되었다.

그리고 2009년 한국노동연구원 부설 뉴패러다임센터는 고성과작업장혁신센터(KOWIN 센터: Korea Workplace Innovation 센터)로 개편하면서 본격적으로 작업장혁신 또는 일터혁신이라는 개념을 사업에 적용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곧이어 2010년 관련 사업의 총괄 책임이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노사발전재단으로 이관되고 고령자고용안정개선사업, 적극적고용개선조치사업, 임금직무체계 개편 컨설팅 사업 등 관련된 고용노동부의 사업들은 일터혁신사업이라는 이름 하에 통합 운영되면서 전체적인 사업의 규모는 커졌으나 동시에 사업의 정체성은 희석되고 일터혁신의 개념도 점차 모호해져 온 측면이 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

한국에서 일터혁신의 정체성이 희미해진 것에는 일터혁신을 추진함에 있어 인사관리에서의 직무설계, 보상제도 설계 등 특정 영역에 치중함으로써 사용자 주도로 진행되었고 근로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체적으로 활동하도록 하지 못함으로써 이상과 현실 사이에 격차(gap)가 발생해왔던 것에 한 원인이 있다.

그동안 진행된 일터혁신 사업에서 근로자의 참여는 일터혁신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안제도를 위시한 일부 관행에 한정해서 다루어져 왔기 때문에, 근로자를 주체로 한 근본적인 일터혁신이 실현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일터혁신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목표가 있는 사업이어서는 안 된다. 궁극적으로 일터혁신이 추구하는 목표인 조직의 혁신과 성과, 그리고 근로생활의 질 향상은 어느 한 지점에서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창의적이고 자기유지적인 발전과정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형성함으로써 달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터혁신은 본질적으로 참여적인 프로세스로서, 근로자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권한을 위양하는 작업관행으로 이어져 지속적인 학습, 반성, 그리고 혁신을 이어갈 수 있는 자가발전적인 과정이 되어야 한다(Totterdill, 2020; Totterdill & Exton, 2014).

이러한 능력은 근로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근로자의 역량이 바탕이 되어 일터혁신의 문화를 구축하고 작업현장에서의 각각의 관행들이 일터혁신의 가치 위에 시너지를 창출하도록 해야만 성취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근로자의 참여가 일터혁신의 한 관행이 아니라 본질적이자 기저에 있는 핵심요소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2022 일자리위원회 정책용역사업 연구보고서

일터혁신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동조합 및 근로자 대표 참여 활성화 방안
(산업재해 예방 및 기업복지 증진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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